산천재 총회 및 장학회 참석기

어제 28일은 내 고향 산천재 종중 2023년 정기총회의 날이다. 대구 집에서 아침 9시10분에 큰애 차를 함께 타고 致漢 일가에게 줄 연비어약(鳶飛魚躍) 액자(額子)를 싣고 출발을 했다. 영하 8도라는 한파 주의보가 내린 하늘은 구름이 찌푸리고 바람이 쌀쌀했다. 겹쳐 입은 옷에 차안 시트 가동으로 엉덩이가 따뜻해서 추위를 들게 했다. 고향 재실에 도착 하니 10시 10분전이었다. 벌 써 재실 큰방이 꽉 차게 모여앉아 있었다. 일동 함께 세배인사를 나누고 바로 재실 입구 계단에 줄지어 서서 기념사진을 찍은 다음 식장인 화장품 상점으로 갔다.

수혜자와 축하를 위해 함께 온 일행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정각 10부터 사무국장의 사회로 국민의례에 이어 선조님 및 작고하신 일가님에 대한 묵념을 올린 후 전임 회장에 대한 감사패 전달, 회장 인사, 2022년 종무보고를 한 다음 이어 고봉장학회설립 및 제1회장학금지급 후 수혜자 장학생 11명과(1인당 백만 원)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내가 문장(門長)으로 축하 및 격려사를 아래와 같이 했다.

축하 및 격려의 말씀
 
  오늘 직장공 종중의 2023년 정기총회와 더불어 고봉장학회 장학금 및 장학증서 수여식에 참석하여 축하와 격려의 말씀 드리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더불어 이 보람찬 자리를 가질 수 있을 때까지 종군 고문과 효근 명예회장, 창전 회장 겸 장학회 이사장을 비롯하여 임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심심한 사의를 드립니다.  더하여 일가 여러분의 보살핌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또한 오늘 이 영예로운 첫 번째 장학생이 된 수혜 장학생 여러분에게 축하와 격려의 말씀드립니다.
 
직장공께서 임진왜란 때 성주로부터 남부여대(男負女戴) 피란 이곳 경산에 정착 한지 올해가 431년이 됩니다. 피란의 적지(適地)이기는 했으나 비산비하 (非山非河)의 척박(瘠薄)한 산골에서 반상(班常)의 금도(襟度)를 지키며 대를 이어온 선조님의 끈질긴 삶의 은혜로 오늘의 이 영광스러운 열매를 맺게 했습니다. 호구지책(糊口之策)에도 급급(汲汲)한 어려움에 장학은 꿈에도 생각 못한 일이였습니다. 이번 장학회 설립은 종사의 역사적인 대사(大事)입니다.

섬바디의 장학기부금이 불씨가 되어 그기에 장고산(長鼓山) 선영(先塋)의 보상금을 더해 7억7천5백만 원으로 기금을 마련한 것으로 압니다. 섬바디 장학기부금에 대하여는 우여곡절(迂餘曲折)의 사연이 많았습니다. 그런 와중(渦中)에 임원 여러분들이 본위(本位)를 지키며 흔들림 없는 대처(對處)와 섬바디의 파산(破産)에도 불구하고 기부금을 확보하게 된 것은 오직 창전 이사장의 근저당 설정의 기지(機智)의 덕분이라 치하(致賀)합니다. 
  기금(基金)고정(固定)수입원(收入源)의 일환으로 우리 종중 임대상가 옥상에 태양광 발전사업 추진계획을 추진한다니 적극 찬성합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장학회 설립, 정관(定款) 제정, 선발기준, 각 소파별 종원 수 비례 수혜자 배정 등 공평하고 세밀한 기반(基盤)을 다지는데 수고가 너무 많았습니다.  학업성적 우수가 의례(依例)였는데 학교 및 가정생활에 품행단정을 우선으로 적시(摘示) 한 건 우리장학의 특징(特徵) 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가와 사회에 유익(有益)한 인재육성이 장학의 목적이라면 먼저 인간성이 앞서야 할 것입니다. 
증서에  "고봉장학회"의 뜻과 종중에 대하여 알리고자 메시지를 첨가한 것 또한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시작이 반이라 했습니다. 이제 이와 같이 초석을 굳건히 다졌으니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값진 유산(遺産)이 되게 함께 노력합시다. 계묘년 새해에 일가 여러분 하시는 일 뜻대로 이루어지시고 가정에 만복이 깃들 기를 빕니다.
아울러 장학생으로 선발된 여러분은 우리 고봉장학 1회 수혜자임을 자부(自負)하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여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함으로서 우리문중을 빛낼 인재가 되기를 거듭 당부하며 격려와 축하의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월 28일  입향조 직장공  10世孫  용유  

장학회 이사장의 경과보고가 있은 후 감사보고, 심의 안건으로 1. 2022년도 결산보고 및 승인, 2. 2023년 예산(안)심의 3. 2023년도 주요종사계획 (안)보고, 4. 회칙개정안(안)심의. 그리고 청장년회 2022년 도 결산보고. 기타 토의사항으로 회의를 모두 마치고 구현 종군의 마무리 격려사로 폐회를 했다.

회의를 모두 마치고 바로 옆 상가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백파 상식 현령공 회장의 건배로 담소를 나누며 즐거운 회식을 했다.
회식 후 치한 일가의 농막에 가기 위해 먼저 자리를 떴다. 연비어약(鳶飛魚躍) 액자를 치한 일가 농막에 두고 산막(山幕)지(池) 동편 막사(幕舍)와 주변 비닐하우스의 채소와 화초 그리고 아담하게 꾸민 주변 조경을 관상하며 카메라에 담았다.

치한 일가(一家)는 유학자 갈헌선생의 장손(長孫)으로 전 내무부 감사실장, 공무원 교육원장 등 고위 요직을 두루 거친 후 은퇴와 동시 바로 대구시 시설공단 전무로 재직 시 대구 화원 동산의 입구 안내 암석에 花園東園이란 글씨를 위시 공원 내 여러 懸板, 표지석에 필적(筆跡)을 남겼다. 그리고 입향조 산소 신 비석과 영모당 비석 글씨도 그의 필적이다. 이번 연비어약(鳶飛魚躍)의 전서(篆書)체(體)가 우수작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프로 서예가(書藝家)이다. 1945년 생으로 현재 78세의 고령 인 데도 아직 청춘이다. 은퇴 후 도잠(陶潛)의 삶을 즐기는 그가 부러웠다. 군민학교 교장으로 은퇴한 매부(妹夫)와 함께 하면서 한거(閑居)를 메우고 있다한다. 바로 아래 택지개발로 조성된 근거리 아파트에 자택을 두고 산막을 오르내리며 우리 산천재 부회장 과 고봉장학회 감사를 맡고 있다. 산천재 서실에서 서예(書藝)로 후진을 지도하기도 한다.
날씨가 풀리고 때가 서로 맞게 되면 마음 가는 친지를 초청 산막지 못가 벤치에서 불고기 파티를 열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 날을 고대하며 귓밥을 만져야겠다. 산막 골 비탈길을 내려오며 60여 년 전 나무지게 지고 힘겹게 내려온 추억의 영상(影像)이 차창 밖에 일령 거렸다.

2023년 1월 29일 에세이스트 학언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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